오늘은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것들 — 어린왕자가 말하는 ‘진짜 중요한 것’에 대하여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우리가 너무 쉽게 지나쳐버리는 것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해.”
《어린왕자》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 말은, 어쩌면 우리의 일상을 가장 정확하게 꿰뚫는 문장일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얼마나’, ‘몇 개’, ‘무엇을 가졌는가’에 집착하게 됩니다. 연봉, 성적, 집의 크기, 옷의 브랜드. 이런 숫자들이 인생의 기준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린왕자는 이런 어른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만납니다. 자기 권위에만 집착하는 왕, 술을 마시는 이유조차 잊어버린 술주정뱅이, 별을 소유했다고 착각하는 사업가. 그들은 모두 어떤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왜 중요한지, 무엇을 위해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린왕자의 눈에는 그들의 세계가 참 이상하게 보입니다. "이게 다 무슨 의미지?"라고 묻고 싶어지지요. 그리고 이 질문은 단지 책 속 어른들에게만 던져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해당됩니다. 바쁘게 살아가고는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잊혀진 감정, 무뎌진 마음
어릴 적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놀라웠습니다. 길가에 핀 꽃 한 송이에도 감탄할 수 있었고, 모래사장에서 발견한 조약돌 하나에도 가슴이 뛰곤 했지요.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부터 우리는 점점 그런 감정들을 잃어버립니다. 감탄보다 계산이 앞서고, 설렘보다 효율성이 중요해집니다.
《어린왕자》에서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는 조종사와 어린왕자가 별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어린왕자는 별을 단순히 아름답게 바라보지만, 어른들은 그 별을 “소유하고 싶다”고 말하지요. 아이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경이롭고 따뜻하지만, 어른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거래의 대상이 되어버립니다.
우리가 사는 현실은 분명 복잡하고 냉정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순수한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너무 바쁘고 지친 나머지 우리가 스스로 감정을 꺼버린 것이지요. 어린왕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무언가에 감동했던 순간이 언제인가요?”
‘진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이 문장은 《어린왕자》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우와의 대화를 통해 어린왕자는 ‘길들인다는 것’의 의미를 배웁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책임을 지는 것. 그것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조건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이는 신뢰와 마음의 연결입니다.
장미꽃을 떠올려볼까요? 어린왕자가 가꾸던 장미는 수많은 다른 장미와 겉모습은 같지만, 어린왕자에게는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입니다. 왜냐하면 그 꽃을 위해 시간을 들이고, 마음을 쏟았기 때문이지요.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말합니다.
“네가 네 장미꽃을 소중히 여기는 건,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 때문이야.”
우리는 때때로 관계를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반대로 너무 계산적으로 대합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관계는 효율이나 조건으로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시간으로 길들여지는 것임을 어린왕자는 알려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왕자》는 단순한 동화가 아닙니다. 사랑, 우정, 책임, 그리고 감정에 대한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입니다. 어른이 되면서 놓치기 쉬운 것들 — 마음의 여유, 느림의 가치, 타인을 향한 배려 — 이런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어린왕자》는 읽을 때마다 새로운 생각을 안겨주는 책입니다. 아이의 시선으로 어른들의 세상을 바라보며, 우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들을 잊고 사는지를 일깨워줍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어린왕자를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단지 바쁜 일상 속에서 그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을 뿐이지요. 지금 이 순간, 어린왕자가 우리에게 다시 말을 걸어옵니다.
“당신은 지금, 진짜 중요한 것을 보고 있나요?”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어린왕자를 잃지 않은 어른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되찾아보면 됩니다.
별을 바라보며, 마음을 들여다보는 그 작은 시작이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