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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 부호 배우기 & 짧은 메시지 전송해보기

by 돈과 생각 2025. 6. 8.

오늘은 모스 부호 배우기 & 짧은 메시지 전송해보기에 대하여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모스 부호 배우기 & 짧은 메시지 전송해보기
모스 부호 배우기 & 짧은 메시지 전송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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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모스 부호?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면 세상과 연결되는 시대다. 문자, 음성, 영상, 심지어 감정까지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 이 디지털 세상에서, 갑자기 아날로그의 끝판왕 같은 ‘모스 부호’에 꽂혔다. 처음엔 단순히 “이거 재밌겠다”는 호기심에서 시작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종종 나오는 장면, 예를 들면 감금된 인물이 벽을 두드리며 구조 요청을 보내는 장면에서 짧고 긴 소리(또는 두드림)로 대화를 시도하는 그 특유의 리듬감이 늘 인상적이었다.

사실 모스 부호는 1830년대에 개발되어 무선 통신의 기초를 닦은 도구다. 알파벳과 숫자 각각을 짧은 신호(닷 ·)와 긴 신호(대시 −)로 조합해 전달하는 시스템인데, 단순해 보이지만 외워보면 은근히 까다롭다. ‘E’는 가장 간단한 ‘·’ 하나로 표시되지만, ‘Q’는 ‘−−·−’처럼 복잡하다.

처음엔 그냥 재미로 시작했지만, 모스 부호를 익혀가다 보면 뭔가 암호를 해독하는 첩보 요원이 된 듯한 이상한 짜릿함이 있다. 기계 없이도, 소리나 빛, 손짓만으로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비밀 언어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요즘처럼 모두가 빠르게 소통하는 시대에 이런 느리고 수동적인 방식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모스 부호, 이렇게 배워봤습니다

모스 부호를 배운다고 해서 특별한 장비가 필요한 건 아니다. 나는 스마트폰 앱 하나로 시작했다. 'Morse Mania', 'Gboard Morse Code', 'Morse Trainer' 같은 앱들이 꽤 잘 만들어져 있고, 게임처럼 단어를 입력하거나 소리를 듣고 따라 하는 방식이라 지루할 틈이 없다.

우선 알파벳 A부터 Z까지 부호를 익히는 게 1단계. 나는 종이에 각각의 부호를 쓰며 외웠고, 자주 사용하는 단어(HELLO, SOS, YES, NO 등)를 먼저 익혔다. 재미있는 건 ‘SOS’의 부호는 ‘··· −−− ···’로, 실제로 구조 요청 신호로 지금도 쓰인다. 영화에서 벽 두드리는 장면이 대부분 이 부호다.

그다음에는 손으로 직접 찍거나,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껐다 하면서 모스 부호로 메시지 전송하는 연습을 했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커피 마실래?”를 전송한다고 해보자.
“COFFEE?”는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C: −·−·

O: −−−

F: ··−·

F: ··−·

E: ·

E: ·

?: −−··−·

이걸 플래시로 짧게(·) 또는 길게(−) 깜빡이며 표현하거나, 탁자 위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면 된다.
물론 친구가 모스 부호를 모르면 소용이 없긴 하다. 하지만 그게 또 재미다. 가끔은 “너 방금 뭐 한 거야?”라는 질문을 듣기도 하고, 어쩌다 아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 순간만큼은 둘만의 암호처럼 즐거운 교감이 생긴다.

 

실생활에서는 쓸 일이 거의 없지만... 그래서 더 좋다

현실적으로 말해 모스 부호는 당장 내일 누군가와 대화할 때 쓰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긴급 구조 상황도 이제는 휴대전화와 GPS로 대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취미를 계속 즐기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쓸모가 없기 때문에 부담이 없고,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모든 일을 “생산성”이나 “수익성”으로 판단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취미조차 자기계발, 자격증, 부업 등과 연결되기 쉽다. 하지만 모스 부호는 그렇지 않다. 아무도 이것을 강요하지 않고, 평가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즐겁고, 신기하고, 몰입되는 순간이 좋다.

또한 이 취미를 통해 느낀 것은 ‘몰입’의 힘이다. 단순한 부호를 외우고, 반복하며, 스스로 발전하는 과정을 통해 뇌가 깨어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리듬감 있는 신호 속에서 어느새 마음이 정돈되는 것을 느꼈다. 마치 명상을 하는 것처럼.

모스 부호로 혼자만의 일기를 쓰거나, 다이어리에 은밀한 메시지를 남기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실제로 나는 내 다이어리 첫 페이지에 "Have a nice day"를 모스 부호로 써두었다. 아무도 그 뜻을 모르는 그 한 문장이, 나에게는 하루의 응원이 된다.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그걸 배워서 뭐 하게?”
나는 웃으면서 대답한다. “아무 것도. 근데 그게 참 재밌더라구요.”
누군가는 등산을 하고, 누군가는 게임을 한다. 나는 잠들기 전 조용히 모스 부호로 ‘잘 자’라고 속삭인다. 누가 알아듣든 말든 상관없이, 나만의 리듬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모스 부호는 실용성보다 사적인 감성을 채워주는 취미다. 지금 당장은 쓰이지 않더라도, 내 마음속 어딘가에 ‘신호’처럼 기억될 것이다.
혹시 당신도 이런 이상한 취미 하나쯤 갖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빠져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누가 뭐래도, 나를 기쁘게 하는 건 늘 그런 소소하고 쓸모없는 것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