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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세계를 그리다: 지도 그리기의 재미와 깊이

by 돈과 생각 2025. 6. 8.

오늘은 나만의 세계를 그리다: 지도 그리기의 재미와 깊이에 대하여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나만의 세계를 그리다: 지도 그리기의 재미와 깊이
나만의 세계를 그리다: 지도 그리기의 재미와 깊이

 

지도를 ‘그린다’는 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지도라고 하면 흔히 위성사진, 국토지리정보, 길 찾기 앱을 떠올린다. 정확함, 과학, 측정이라는 단어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그걸 완전히 벗어나는 방식으로 지도를 그려보면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린다.
내가 처음 지도를 그리기 시작한 건 한낱 낙서였다. 여행 가고 싶은 나라를 마음대로 이어 붙이고, 산과 강을 그리고, ‘여기에 초콜릿 나무가 자란다’고 상상하며 이름을 붙였다. 말 그대로 상상의 지도였다.

하지만 점점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
마치 내가 상상한 공간이 점점 더 현실처럼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이야기가 자라나고, 감정이 머물렀다. 현실에서 할 수 없었던 말, 떠나고 싶던 장소, 돌아가고 싶은 감정들이 지도라는 형태로 정리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쯤 되면 지도를 그린다는 건 단순한 ‘공간의 스케치’가 아니다. 오히려 기억, 감정, 소망을 시각화한 문장 없는 일기, 혹은 자서전에 가까워진다. 실재하지 않아도 되는 세계. 규칙이 없어도 되는 공간. 나만의 법칙과 나만의 지명이 존재하는 상상의 땅이다.

 

감정, 상상, 취향까지 담는 ‘지도 만들기’의 다양한 방식

지도를 그리는 방식은 의외로 다양하다. 여기에 내가 직접 해본 몇 가지 스타일을 소개해 본다.

🌆 ① 나만의 마을 그리기
내가 살고 싶은 이상적인 마을을 그려보는 방식이다.
예: 중앙에는 작은 서점이 있고, 옆에는 카페. 바람이 잘 통하는 벤치가 있는 공원과, 친구들이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광장이 있다. 그리고 모든 길은 집보다 하늘로 향한다.
이런 식으로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 채운다.

🧭 ② 감정지도
이건 다이어리에 자주 그리게 된다. 하루 동안 느꼈던 감정들을 ‘공간’으로 바꿔 표현하는 방식이다.
예: 오전은 불안의 골짜기, 점심은 평온의 숲, 오후는 성취의 언덕, 저녁은 고독한 강.
그림 실력이 없어도 상관없다. 선 하나, 색깔 하나만으로도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 ③ 상상의 세계 만들기
이건 소설 작가나 세계관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예: 판타지 왕국, 포스트아포칼립스 세계, 고대 신화적 지형 등.
국경선, 문화권, 언어 분포, 자원 분포까지 설계하면서 진짜 나라처럼 만드는 작업은 창작 욕구를 강하게 자극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이런 지도를 그리다 보면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 마음이 지금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바다를 자주 그리고, 어떤 사람은 산을 그린다. 어떤 사람은 집의 위치에 집착하고, 어떤 사람은 길을 의도적으로 없애기도 한다. 그것들은 모두 마음의 반영이다.

 

어떻게 시작할까? 준비물, 팁, 그리고 느낀 점

처음 시작할 땐 종이 한 장, 펜 하나면 충분하다. 그림을 잘 못 그려도 괜찮다. 지도가 꼭 예뻐야 할 이유는 없다.
중요한 건 ‘무엇을 그리고 싶은가’다. 아래는 내가 활용해본 방식들이다.

🔧 추천 준비물
무지 노트 혹은 도화지 (선이 없는 게 자유롭다)

펜/연필/컬러 마커 (볼펜으로도 충분하지만 색이 있으면 감정 표현이 쉬움)

스티커나 마스킹테이프 (지형지물 꾸미기 용도로)

디지털 도구: 아이패드 + Procreate 또는 GoodNotes 앱도 추천

💡 팁
현실적인 스케일에 집착하지 말 것

내 감정을 도시 이름으로 표현해볼 것 (예: 슬픔의 정류장, 기쁨의 들판)

테마를 정해볼 것: ‘기억의 도시’, ‘과거에 머물고 싶은 장소’, ‘미래의 나의 섬’ 등

같은 세계관으로 여러 장의 지도를 만들어 ‘연결’시켜보기

🧘 직접 해보며 느낀 점
이 취미는 생각보다 힐링의 효과가 크다.
내 안의 복잡한 감정과 기억들이, 길과 장소로 바뀌면서 객관화되고 정돈되는 느낌이 든다. 마치 혼란스러운 방을 정리한 것처럼 마음이 정리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세계다.
아무도 알지 못하고, 침범할 수 없는 그 공간에서, 나는 내 마음대로 숨 쉴 수 있다.


지도라는 것은 본래 길을 알려주는 도구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그리는 지도는 거꾸로 길을 잃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정해진 목적지도, 방향도 없는 이 여행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상상하고, 창조하고, 표현한다. 그 속에서 나는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어디로 향하고 싶은지를 조금씩 알게 된다.

혹시 지금,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마음이 어지럽다면… 종이 한 장 꺼내서, 아무 데나 선을 하나 그어보자.
그게 당신만의 첫 번째 나라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거기서부터, 아무도 모르고 당신만 아는 멋진 지도가 시작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