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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외계 언어 만들기: 말이 된 상상, 상상이 된 문법

by 돈과 생각 2025. 6. 10.

오늘은 나만의 외계 언어 만들기: 말이 된 상상, 상상이 된 문법에 대하여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나만의 외계 언어 만들기: 말이 된 상상, 상상이 된 문법
나만의 외계 언어 만들기: 말이 된 상상, 상상이 된 문법

 

왜 누가 언어를 ‘창조’하죠?

처음엔 ‘별난 취미’라고 생각했다.
외계어를 만든다고? 말도 안 돼.
하지만 톨킨이 엘프어(퀘냐, 신다린)를 만들었고,
SF 드라마에서는 클링온어(스타트렉)도스락어(왕좌의 게임)가 실제로 구사되는 걸 보고 나면,
의문보다 궁금증이 더 커진다.

“언어를 직접 만든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그건 단순한 말놀이가 아니라, 마치 작은 세계를 하나 만드는 행위다.
언어는 곧 문화다. 어떤 사고방식, 세계관, 감정표현의 방식이 언어에 담긴다.
그래서 내가 만든 언어는 곧 나만의 소우주이자, 일종의 ‘지적 놀이’였다.

 

외계 언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나의 첫 창조언어 실험기

창조 언어는 크게 다음의 과정을 따라 탄생할 수 있다.
(복잡하게 들리지만, 막상 해보면 굉장히 재미있고 중독적이다.)

✍️ 1단계: 언어의 컨셉 정하기
먼저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이 언어는 누가 사용하나? (외계인? 미래 인류? 판타지 종족?)

이 종족은 어떤 생태에서 살까? (습한 행성, 중력이 큰 세계, 혹은 바닷속?)

소리는 짧고 단조롭나, 길고 유려한가?

문자는 상형문자, 음절 문자, 알파벳형?

👽 나의 설정 예시

종족명: Azhur (아주르)

특징: 시각보다 청각이 발달, 물속에서 살아감

컨셉: 낮은 주파수로 공명하는 음절, 언어는 거의 자음 없이 구성됨

🔤 2단계: 음운 체계 만들기
소리를 구성하는 재료, 즉 자음과 모음의 조합을 설정한다.
기존 언어에서 따오거나, 완전히 새롭게 만들 수 있다.

🌀 예시:

허용되는 자음: m, n, ng, zh, h

모음 중심: u, o, a

이중모음 제한: 존재하지 않음

음절 구조: (자음) + 모음 + (비음)

👂 언어 샘플:

“Mahu” → 인사

“Nonga” → 물

“Zhuna” → 평화

“Hunga mahuna” → “당신에게 평화를”

이런 식으로 음절 구조의 패턴만 잡아도, 그 언어만의 고유한 분위기가 생긴다.
입으로 소리 내며 실험해보는 과정도 무척 즐겁다.

📖 3단계: 문법과 어순 설정하기
그다음은 언어의 뼈대인 문법이다.
필수는 아니지만, 몇 가지 규칙을 정해두면 말이 말답게 된다.

예를 들어:

어순: SOV (주어-목적어-동사)

성 구분 없음

복수는 단어 끝에 ‘-ma’

시제는 접두사로 구분 (과거: nu-, 현재: 없음, 미래: ka-)

🌀 예문 구성:

Zhuna nongama mahuna.
→ 평화(주어) + 물들(목적어) + 주다(동사)
→ “물에게 평화를 주다.”

이런 문장을 여러 개 만들어가다 보면, 언어의 논리성과 리듬이 점점 살아난다.
내가 만든 문법인데, 어느 순간 ‘내가 배워야 할’ 언어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언어는 문화의 거울이다: 창조 언어가 주는 즐거움

말이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이 언어를 쓰는 종족의 문화가 상상되기 시작한다.
어떻게 인사할까? 욕은 어떻게 하지? 시는 존재할까? 숫자는 어떻게 셀까?
그 순간, 언어는 더 이상 단어의 모음이 아니다.
그건 하나의 세계관, 하나의 서사적 틀이다.

🎨 내가 만든 언어로 쓴 첫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Mahuna zhuna, nongama.”
→ 당신에게 평화를, 물에게도.

그 문장을 종이에 적고, 그 아래엔 내가 만든 문자체계를 이용해 상형문자로 표현했다.
단지 세 음절짜리 말인데, 마치 종교적인 주문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말’이 가진 상징의 무게를 처음으로 느꼈던 순간이었다.

💡 창조 언어의 확장: 취미 이상의 가능성
창조 언어는 단지 혼자만의 놀이로 그치지 않는다.
이 언어를 활용해 일기를 써보거나,
가상의 지도를 만들어 나라 이름, 도시 이름을 붙여보는 것도 흥미롭다.
어떤 이들은 이 언어로 시를 쓰거나, 노래 가사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간다.

심지어 유튜브에는 자신이 만든 언어를 소개하는 크리에이터도 있으며,
SF 소설 작가, 게임 시나리오 작가, 웹툰 제작자들도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 설정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외계 언어를 만든다는 건, 단지 희한한 취미가 아니다.
그건 존재하지 않는 문화를 상상하고, 그 문화를 말로 조직화하는 작업이다.
내가 만든 언어는 어쩌면 말보다 더 나를 말해주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일 수 있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던 단어 하나를 만들고,
그 단어가 말이 되고, 문장이 되고, 누군가를 위로하거나 설득할 수 있다면—
그건 단순한 소리의 조합이 아니라 작은 창조에 가깝다.

혹시 오늘 당신의 머릿속에도 말이 되지 않는 어떤 소리가 떠오른다면,
그것을 써보자. 뜻을 붙이고, 소리를 정하고, 말이 되게 해보자.
그 순간, 당신만의 우주가 열릴지도 모른다.